B2B도 숏폼 마케팅 해야할까?
"B2B 솔루션도 영상 홍보, 마케팅 필요할까요?"
"우리 SaaS 제품은 너무 복잡해서 60초 영상으로는 설명이 안 돼요."
B2B 마케터라면 B2C에서 활발하게 전개하는 소셜미디어 마케팅, 유튜브·숏폼·릴스 마케팅을 고민하다가도, 위와 같은 생각에 부딪혀 포기한 적이 있을 겁니다. 하지만 2025년 현재도 정말 그럴까요?
중요한 관점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숏폼의 목적이 '제품 전체를 60초에 설명하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이런 딜레마가 생깁니다.
실제로는 복잡한 제품일수록 구매자의 관심을 끌고 다음 단계로 유도하는 '훅(Hook)'이 더욱 중요합니다. 애플이 아이폰의 모든 기능을 30초 광고에 담지 않듯이, B2B 숏폼도 핵심 가치 하나에 집중해야 합니다.
최근 데이터는 이런 접근법의 효과를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허브스팟이 전 세계 1,067명의 마케터를 조사한 결과, B2B 마케터들도 ROI가 가장 높은 전략으로 '숏폼 비디오'를 선택했습니다. 물론 이 조사만으로는 전체 시장을 단정할 수 없지만, 여러 산업군에서 일관되게 나타나는 트렌드는 주목할 만합니다.
B2B 구매 여정이 변했다
정보 소비 패턴의 변화
B2B 구매 의사결정권자들의 정보 소비 패턴이 근본적으로 바뀌었습니다. Gartner의 2024년 B2B 구매 행동 조사에 따르면 C레벨 임원의 76%가 "의사결정을 위한 정보 수집 시간이 부족하다"고 답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선호의 문제가 아니라 업무 환경의 구조적 변화를 반영합니다.
현대의 임원들은 하루 평균 11시간 업무를 하면서도 정작 새로운 정보를 깊이 있게 검토할 연속된 시간을 확보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환경에서는 복잡한 기술적 설명보다는 "이것이 우리에게 어떤 가치를 주는가"에 집중하는 직관적 판단을 선호할 수밖에 없습니다.
더욱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학습 선호도 변화입니다. PWC의 2023년 임원 조사에서는 응답자의 73%가 "시각적 콘텐츠를 통해 더 빠르게 이해한다"고 답했습니다.
즉, 이제는 B2B 의사결정권자들도 숏폼과 같은 직관적이고 즉각적인 콘텐츠를 통해 구매 의사결정을 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뜻입니다. 이는 개인 생활에서의 콘텐츠 소비 패턴이 업무 영역으로 확산된 결과로 해석됩니다.
구매 여정의 복잡성이 오히려 숏폼의 필요성을 높인다
B2B 구매자는 평균 27회 이상의 접촉을 경험하고 4명 이상이 의사결정에 참여합니다. 이 복잡한 과정에서 초두효과, 즉 첫인상의 중요성이 더욱 커집니다. 하지만 여기서 많은 B2B 마케터들이 놓치는 포인트가 있습니다.
27번의 접촉 중 실제로 구매자의 기억에 남는 것은 얼마나 될까요? 심리학 연구에 따르면 인간은 하루에 노출되는 수천 개의 정보 중 7±2개 정도만 장기 기억에 저장합니다. B2B 환경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수많은 벤더의 이메일, 웨비나, 세일즈콜 중에서 기억에 남는 것은 극히 일부입니다.
이때 숏폼이 발휘하는 힘은 '기억의 차별화'입니다. 같은 내용이라도 스토리와 시각적 요소가 결합된 영상은 텍스트 기반 자료보다 6배 더 오래 기억됩니다.
또한 의사결정권자가 팀원들에게 쉽게 공유할 수 있는 형태여야 합니다. "이거 한번 보세요"라며 링크 하나로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와 20페이지 PDF 자료 중 어느 것이 더 확산성이 높을까요?
마지막으로 피로도 관리의 관점에서 봐야 합니다. 긴 설명자료에 지친 구매자들은 점점 더 짧고 명확한 메시지를 원합니다. 이는 집중력의 문제가 아니라 정보 처리 효율성의 문제입니다.
✅ 핵심 중간 요약
첫인상의 중요성: 27번의 접촉 중 기억에 남는 것은 소수, 차별화된 첫인상이 관건
내부 공유의 용이성: "이거 한번 보세요" 한 마디로 전달 가능한 형태의 중요성
피로도 관리: 정보 처리 효율성을 높이는 짧고 명확한 메시지의 선호
설명에서 경험으로 - 숏폼의 진짜 역할
2022년 구글이 기존 EAT(Expertise, Authoritativeness, Trustworthiness)에 Experience(경험)를 추가하여 E-E-A-T로 업데이트했죠. 이제 구글 알고리즘도 단순한 정보 전달보다는 실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를 더 높게 평가합니다. 그런데, 이것이 숏폼과 어떤 관련이 있을까요?
구글의 업데이트는 사용자들이 점점 더 '실제 경험'을 중시하는 검색 행동을 반영한 것입니다. "A 소프트웨어 리뷰"보다는 "A 소프트웨어 6개월 사용 후기"를 더 선호하고, "B 서비스 장점"보다는 "B 서비스로 매출 30% 증가시킨 방법"을 찾습니다. 이런 변화는 B2B 영역에서 더욱 뚜렷합니다.
숏폼 비디오는 바로 이 '경험'을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제품을 실제로 사용하는 모습,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 고객의 생생한 반응과 결과까지 담아낼 수 있기 때문입니다. 텍스트로 "업무 효율성이 40% 향상됩니다"라고 쓰는 것과 실제 사용자가 화면을 조작하며 "예전에는 이 작업에 2시간 걸렸는데 이제 30분이면 끝나네요"라고 말하는 것의 설득력은 비교할 수 없습니다.
SEO 측면에서도 숏폼이 갈수록 중요해지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구글은 이제 텍스트 검색뿐만 아니라 영상 콘텐츠, 음성 검색까지 통합적으로 평가합니다. 숏폼 영상에 포함된 대화, 자막, 설명까지 모두 검색 결과에 영향을 미칩니다.
더 중요한 것은 사용자 반응의 변화입니다. B2C에서 검증된 '경험 기반 콘텐츠'의 후킹 효과가 B2B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복잡한 SaaS 솔루션도 실제 사용 장면을 보여주면 구매자들이 자신의 업무 환경에 대입해보며 구체적인 상상을 하게 됩니다. "우리 팀도 저렇게 되면..."이라는 생각이 드는 순간,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서 구매 욕구가 생기는 것입니다.
숏폼의 진짜 목적은 제품 전체를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 핵심 가치를 경험으로 전달하여 다음 단계로 자연스럽게 유도하는 것입니다. 이는 전통적인 마케팅 퍼널의 각 단계에서 서로 다른 역할을 수행합니다.
전통적 SEO의 한계와 숏폼의 기회
SEO의 현실적 어려움
AI의 영향으로 구글 알고리즘이 변화하면서 키워드 경쟁이 심화되었습니다. ChatGPT가 등장한 2023년 이후, 많은 기업들이 AI를 활용해 대량의 콘텐츠를 생산하기 시작했고, 그 결과 검색 결과의 동질성이 높아졌습니다. 상위 노출을 위한 투자 비용은 급상승했고, 유사한 콘텐츠가 범람하면서 브랜드를 구별하기도 어려워졌습니다.
특히 B2B 영역에서는 이 문제가 더욱 심각합니다. "CRM 솔루션", "마케팅 자동화", "클라우드 보안" 같은 키워드들은 이미 수백, 수천 개의 업체들이 경쟁하고 있어 신규 업체가 진입하기 거의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SEMrush 데이터에 따르면, B2B 소프트웨어 관련 주요 키워드의 경쟁 강도는 2020년 대비 평균 340% 증가했습니다.
이러한 가운데 숏폼 콘텐츠는 뻔한 SEO 경쟁 사이에서 차별화된 콘텐츠로서 눈에 띄게 됩니다. 더 나아가 YouTube SEO와 음성 SEO 효과까지 낳게 됩니다. Google이 YouTube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 점점 더 많이 노출시키고 있고, "OK Google" 같은 음성 검색에서도 영상 콘텐츠의 답변을 우선시하는 경향이 강화되고 있습니다.
숏폼 비디오의 3가지 경쟁 우위
SEO가 어려워지고 비싸졌기 때문에, 기회는 숏폼에게 더욱 강력하게 존재합니다.
첫째, 대규모 영상 플랫폼에 접근할 수 있습니다. YouTube Shorts의 일일 조회수만 2023년 기준 700억 건에 달하며, TikTok도 B2B 콘텐츠 소비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점은 LinkedIn에서도 영상 콘텐츠의 참여율이 텍스트 게시물보다 5배 높다는 것입니다. 이는 B2B 의사결정권자들도 영상 콘텐츠에 더 적극적으로 반응한다는 의미입니다.
둘째, AI가 대체하기 어렵습니다. 현재 AI는 텍스트 콘텐츠를 효과적으로 생성할 수 있지만, 개성과 감성이 담긴 영상 콘텐츠는 여전히 인간 고유의 영역입니다. 특히 실제 고객의 생생한 반응, 제품 사용 과정의 디테일, 브랜드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은 AI가 모방하기 어려워 브랜드 고유성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는 향후 5-10년간 지속될 경쟁 우위로 판단됩니다.
셋째, 블루오션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ContentKing의 2024년 조사에 따르면, B2B 기업 중 체계적으로 숏폼 마케팅을 진행하는 곳은 전체의 23%에 불과합니다. 아직 많은 B2B 기업이 진입하지 않은 영역이기 때문에 선점 효과로 높은 가시성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특히 틈새 시장이나 전문 영역에서는 소수의 양질 콘텐츠만으로도 해당 분야의 선도적 위치를 점할 수 있습니다.
성공 사례: 데이터로 입증된 효과
카테노이드의 '찰나' 서비스 사례를 보면, 숏폼 영상을 웹사이트에 삽입하는 ‘온사이트 숏폼 전략’의 효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1년간 업로드된 영상은 14,000개에 달했고, 누적 조회수는 2억 3천만 뷰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점은 단순한 조회수가 아니라 실제 비즈니스 성과로의 연결입니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K2코리아의 경우 제품 페이지에 숏폼 영상을 삽입한 후 페이지 체류 시간이 평균 2.3분에서 4.1분으로 증가했고, 문의 전환율도 1.2%에서 2.8%로 상승했습니다. 코오롱제약은 신제품 런칭 시 기존의 이미지 기반 랜딩페이지 대신 숏폼 중심의 페이지를 구성한 결과, 첫 달 매출이 목표 대비 140%를 달성했습니다.
B2B 이벤트에서의 활용 사례도 눈에 띕니다. 'CIS 2024' 부스에서는 실시간으로 고객 의견을 영상화하여 브랜드 체험과 참여를 동시에 유도했습니다. 이벤트 당일뿐만 아니라 이후 3개월간 해당 영상들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되면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신규 리드 획득까지 이어졌습니다. 특히 참여 고객들이 자발적으로 자신의 LinkedIn에 공유하면서 1차 타겟을 넘어 2차, 3차 네트워크까지 도달하는 효과를 보였습니다.
지금이 B2B 숏폼의 골든타임입니다
B2B 숏폼 마케팅은 더 이상 선택이 아닌 필수입니다. 하지만 단순히 짧은 영상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구매자의 변화된 행동 패턴을 이해하고 각 접점에서 최적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타이밍입니다. 현재는 B2B 숏폼 마케팅의 초기 단계로,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골든타임입니다. 5년 후에는 지금의 SEO 시장처럼 경쟁이 치열해질 것입니다. 지금 시작하는 기업들이 향후 몇 년간 지속적인 경쟁 우위를 확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복잡한 B2B 솔루션일수록 더욱 명확하고 직관적인 커뮤니케이션이 필요합니다. B2B 고객도 복잡함 속에서 단순명료함을 찾습니다. 숏폼은 그 답을 제시하는 가장 효과적인 도구가 될 것입니다. 다만 성공을 위해서는 전략적 접근이 필수입니다.
콘텐츠 제작 역량, 채널별 최적화, 성과 측정 시스템을 갖춘 상태에서 시작해야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숏폼이 필요한 이유, 알았다면… 이제는 어떻게 시작할지가 중요합니다.